결국 메리츠 손잡은 MBK…홈플러스 1.3조 급한불 껐다

입력 2024-03-21 17:21   수정 2024-03-24 08:25

이 기사는 03월 21일 17: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금융 만기를 앞두고 급한 불을 껐다. 메리츠금융그룹이 구원투수로 나서서 기존 대출 잔액인 1조3000억원에 대한 차환을 전부 떠맡기로 했다. MBK파트너스는 깐깐한 조건을 요구하는 메리츠금융과의 거래를 꺼려했지만 결국 다른 금융기관들이 난색을 보이자 손을 잡았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최종 합의했다. 2019년 선순위·중순위 대주단이 홈플러스의 부동산 및 지분을 담보로 빌려준 5000억원과 2021년 임차보증금을 기초로 유동화대출약정(ABL)을 통해 조달한 4000억원, 메리츠증권과 한화투자증권으로 부터 빌린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등이 대상이다.

금리는 홈플러스의 신용도인 'BBB' 3년물 민평금리에 1%포인트(p)를 가산한 10% 안팎에서 합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금융 측은 홈플러스가 보유한 주요 사업장 및 부동산도 담보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의 리파이낸싱 협상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졌지만 수차례 결렬됐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이 연 10% 이상의 금리와 무리한 담보 등을 요구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을 제외한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에도 수차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홈플러스의 영업실적 악화로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핵심 자산인 점포 가치가 하락한 점 등이 거론됐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이후 점포 유동화에 집중하며 차입금 규모를 줄여왔다.

한 금융기관 인수금융 담당자는 "홈플러스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사업가치보다는 보유 부동산가치가 유일한 평가 자산이었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MBK파트너스 측의 요구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과 마주하고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올해 6월 메리츠증권에서 빌린 3000억원에 이어 10월엔 선순위·중순위 인수금융 약 5000억원의 만기를 눈앞에 두면서 수세에 몰리자 MBK파트너스 측이 결국 메리츠 측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체 속에 돈을 굴릴 곳이 말라가던 메리츠금융도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금융에선 이번 대출보다 후순위인 MBK 투자 전환상환우선주와 보통주의 지분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해 리스크가 적은 구조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빠른 의사결정을 장점으로 기존 금융권이 손대지 못해온 기업들에 대출을 주선해 막대한 수수료를 올린 바 있다. 2017년 이랜드월드에 4000억원을 연 9% 금리로 빌려주면서 상황에 따라 보장금리를 높일 수 있는 스텝업을 붙였다. 이랜드인터내셔널패션상하이, 이랜드패션차이나 홀딩스 등 주력 계열사 주식도 대거 담보로 잡았다. 롯데건설을 대상으로한 대출에서도 수수료 포함 연 12%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차준호 / 류병화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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